실적·이벤트 / 어닝콜
로슈 26년 상반기 어닝콜 — 스위스프랑에 꺾인 매출, 환율을 걷어내면 이익률은 오히려 최고치
환율 고정 기준 매출은 +6%(CHF 303억)로 견조했지만 스위스프랑 초강세 탓에 보고 기준 매출은 -2%. 핵심(core) 영업이익은 CHF 119억(환율 고정 +10%)으로 매출보다 빠르게 늘며 마진이 개선됐지만, 간판 안과약 바비스모(Vabysmo)는 2분기 컨센서스를 놓쳤습니다.
사업구조 — 매출의 78%는 제약, 그런데 특허 만료 약과 신약이 동시에 밀고 당긴다
로슈는 스위스증권거래소(SIX)에 1차 상장된 회사로, 미국 투자자는 ADR(RHHBY)로 접근합니다. 다른 유럽 제약사와 달리 회계연도를 스위스프랑(CHF)으로 공시하면서 “환율 고정 기준(CER — Constant Exchange Rates)” 성장률과 “보고 기준(CHF)” 성장률을 항상 나란히 발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두 나라 이상에서 약을 팔고 실적은 프랑으로 환산해 발표하다 보니, 사업 자체는 잘 되고 있어도 프랑이 강세면 숫자가 꺾여 보이는 일이 흔합니다.
매출은 두 부문으로 나뉩니다. **제약(Pharmaceuticals)**이 그룹 매출의 약 78%를 차지하는 압도적 주력 부문으로, 종양학·면역학·신경계·안과 등을 아우릅니다. 나머지 약 22%는 진단(Diagnostics) — 분자진단, 병리, 현장진단(POC) 검사기기·시약을 파는 사업입니다. 제약 부문 안에서는 두 개의 힘이 항상 동시에 작용합니다. 한쪽은 아바스틴·허셉틴·리툭산·루센티스·악템라 같은 특허가 만료(LOE)된 오래된 블록버스터들의 자연 감소(바이오시밀러 잠식)이고, 다른 한쪽은 바비스모(안과)·오크레부스(다발성경화증)·헴리브라(혈우병)·페스고(유방암)·잘테어(알레르기 천식) 같은 신약·성장 브랜드의 확장입니다. 진단 부문은 최근 몇 분기 중국의 의료 가격 개혁(볼륨기반조달 확대)이 마진과 성장률을 갉아먹는 지역별 역풍을 안고 있습니다.
한눈에 보기
2026년 7월 23일(현지시간, 스위스 바젤) 발표된 로슈 26년 상반기(H1) 실적입니다. 반기 단위로만 손익을 공시하는 회사라 아래 지표는 H1 25 대비 H1 26 비교입니다.
beat/miss
컨센서스는 발표 전 보도된 애널리스트 예상치(로이터 통신 인용, 복수 매체 교차확인)입니다. 핵심(core)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일부 매체가 언급했으나 단일 출처만 확인되어 이 글에서는 표기하지 않았습니다(공식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내용).
단위: 십억 스위스프랑 · 막대 길이는 절대 수치 기준 (공유 스케일)
EPS — 환율 고정 기준으로는 9% 늘었지만, 프랑 기준으로는 2% 줄었다
핵심(core) EPS — 최근 2개 반기(반기 단위 공시) (스위스프랑)
⚠ 환율 고정(CER) vs 보고 기준(CHF) 괴리 주의
이번 반기 로슈의 모든 헤드라인 숫자는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그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매출(+6% 환율 고정 / -2% 보고), 핵심 영업이익(+10% / -1%), 핵심 EPS(+9% / -2%) 모두 같은 패턴 — 사업 자체(판매량·가격)는 견조하게 성장했지만, 스위스프랑이 주요 통화(특히 미국 달러) 대비 크게 강세를 보이며 프랑으로 환산한 보고 수치를 깎아먹었습니다. 아래로 내려갈수록 괴리는 더 커집니다. IFRS(회계기준) 순이익은 보고 기준으로 -6%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환율 효과 위에 세금·소수주주지분 등 핵심 지표에서 조정되는 하단 항목의 영향이 추가로 얹힌 결과로 추정됩니다(회사가 이 격차를 항목별로 상세히 분해해 밝히지는 않았습니다). 이 글의 사업 체력 판단은 환율 효과를 제거한 환율 고정(CER) 성장률을 기준으로 하되, 주주가 실제로 손에 쥐는 프랑 기준 숫자도 함께 병기합니다.
부문별 매출 — 제약 78%·진단 22%, 진단은 중국발 역풍을 이겨내는 중
H1 2026 부문별 매출 — 구성과 환율 고정 성장률 (십억 스위스프랑)
로슈 이익의 실질적인 개선은 제약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제약 부문 핵심 영업마진은 이번 반기 53.0%로 2.0%p 개선됐고(진단 부문은 +0.6%p), 두 부문을 매출 가중 평균하면 그룹 전체 핵심 영업마진 개선폭인 +1.7%p(환율 고정 기준)가 됩니다. 매출 성장(+6%)보다 이익 성장(+10%)이 더 빠른 것도 이 마진 개선이 만든 결과입니다.
| 구분 | H1 24 | H1 25 | H1 26 |
|---|---|---|---|
| 그룹 매출 | 29.8십억 스위스프랑 | 30.9십억 스위스프랑 | 30.4십억 스위스프랑 |
H1 24(CHF 298억, 환율 고정 기준 +5%, 보고 기준 보합)·H1 25(CHF 309.4억)·H1 26(CHF 303.6억)은 모두 공식 발표된 보고 기준(CHF) 수치입니다. 보고 기준으로는 H1 25에서 H1 26으로 오히려 살짝 꺾인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전적으로 스위스프랑 강세 때문이고 환율 고정 기준으로는 두 반기 모두 플러스 성장(H1 25 +7%, H1 26 +6%)이 이어졌습니다. 로슈는 부문별(제약·진단) 반기 매출을 3개 반기 연속으로 비교 가능한 형태로 공시하지 않아, 부문별 추이는 확보된 H1 25·H1 26 2개 반기만 아래에서 별도로 비교합니다.
부문별 매출 — H1 25 vs H1 26(보고 기준) (십억 스위스프랑)
딥다이브 — 성장을 이끈 5대 브랜드, 그런데 정작 1위 브랜드가 컨센서스를 놓쳤다
핵심 성장 브랜드 — H1 2026 매출 (십억 스위스프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간판 안과약 바비스모의 2분기 단독 실적입니다. 로슈는 반기 단위로만 재무제표를 공시하지만, 2분기(4~6월) 단독 매출은 약 CHF 10.4억으로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약 7.1% 하회했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1%였다고 복수 매체가 보도했습니다(미국 내 수요 둔화와 경쟁 심화가 원인으로 지목됨). 상반기 전체로는 여전히 환율 고정 기준 +8% 성장을 기록했지만, 2분기만 떼어 보면 성장이 눈에 띄게 식었다는 뜻입니다 — 로슈는 이날 콜에서 바비스모의 미국 매출이 연간 기준 낮은~중간 한 자릿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특허 만료(LOE) 오래된 브랜드들은 예상대로 줄었습니다. 아바스틴·허셉틴·리툭산/맙테라·루센티스·악템라/로악템라를 합친 매출은 CHF 26억으로 전년동기 대비 환율 고정 기준 -8%(보고 기준 -15%) 감소했습니다. 로슈는 2026년 연간 기준 LOE 영향 규모 추정치를 기존 약 CHF 8억에서 약 CHF 6억으로 하향(개선) 조정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신약 성장이 특허 절벽을 예상보다 더 잘 메우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미국 제약 매출이 보고 기준 CHF 122.3억(-3%)로, 잘테어·헴리브라·폴리비·티센트릭의 성장을 퍼제타·캐싸일라 감소와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잠식이 상쇄했습니다. 인터내셔널 지역(+10% 환율 고정)은 페스고·바비스모·헴리브라·오크레부스·폴리비가, 일본은 듀시엔형 근이영양증 치료제 엘레비디스의 확대 처방과 룬수미오·바비스모·헴리브라의 성장이, 유럽은 오크레부스·에브리스디(척수성 근위축증)·페스고 수요가 다른 제품 감소분을 상쇄하며 각각 성장에 기여했습니다.
콜에서 언급된 증감 한눈에
Q&A에서 눈에 띈 것 · 주주환원
이날 콜은 CEO 토마스 시네커(Thomas Schinecker)와 CFO 알란 히페(Alan Hippe)가 진행했습니다. Investing.com·BigGo Finance가 정리한 콜 발언 기준 눈에 띈 대목입니다.
- 이익이 매출보다 빨리 늘어난 이유(비용 규율) — CFO 히페는 “판매량이 8% 늘었는데도 매출원가는 5%만 늘었고, 연구개발비는 1%만 증가했다”며 “비용 규율이 상당히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 파이프라인 성공률 — CEO 시네커는 올해 임상 3상 성공률이 80%로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돈다”고 강조했습니다.
- 비만 파이프라인 — GLP-1/GIP 이중작용제 CT-388(성분명 enicepatide)과 아밀린 유사체 페트렐린타이드(petrelintide)를 각각 “강한 체중감량”과 “위약 수준의 내약성”으로 차별화된 후보물질로 소개했고, 두 약을 결합한 고정용량 복합제 임상(코드명 Zenergy)이 하반기 시작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CT-388은 2026년 1월 발표된 2상에서 24mg 투여군이 48주차에 위약 대비 22.5%p의 체중감량 효과를 보였고(47.8%가 20% 이상, 26.1%가 30% 이상 체중감량 달성), 3상(Enith1·Enith2)이 임박했다고 언급했습니다.
- 인수·사업개발(M&A) 전략 — 대형 인수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시네커는 “전략적으로나 재무적으로 타당할 때만 계속 딜을 할 것”이라며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이긴 딜에서 우리는 최고 입찰자가 아니었다”고 답해, 가격 경쟁보다 파트너십 가치를 앞세우는 접근을 재확인했습니다.
주주환원: 로슈는 2026년 3월 주주총회에서 2025 회계연도 배당을 주당 CHF 9.80(그로스)로 승인했는데, 이는 39년 연속 배당 증액입니다. 이 배당(총 CHF 83억)이 상반기 중 지급되며 순부채가 CHF 221억으로 늘어난 주요 원인이 됐습니다. 회사는 이번 콜에서도 2026 회계연도 배당을 추가로 늘리겠다는 가이던스를 재확인했습니다. 이번 발표에서 별도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 언급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로슈는 전통적으로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 증액을 주주환원의 중심으로 삼아온 회사입니다.
현금흐름
잉여현금흐름(FCF) — 최근 2개 반기 (십억 스위스프랑)
가이던스·코멘트
로슈는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를 **재확인(상향 아님)**했습니다.
- 연간 매출 성장률: 환율 고정 기준 중간 한 자릿수(mid-single-digit) 성장 — 유지.
- 연간 핵심 EPS 성장률: 환율 고정 기준 높은 한 자릿수(high-single-digit) 성장 — 유지.
- 배당: 스위스프랑 기준 추가 증액 방침 — 유지.
- LOE(특허 만료) 영향 추정치: 2026년 전체 영향을 기존 약 CHF 8억에서 약 CHF 6억으로 하향(부담 완화) 조정.
- 진단 부문 마진: 중국 가격 개혁과 미국 관세 부담을 흡수하면서도 2025년 연간 수준(14.4%)에서 환율 고정 기준 대체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
- 2026년 상반기 중 giredestrant(보조요법 조기 유방암), 엔스프링(Enspryng, 갑상선눈병증), 티센트릭 ATOMIC(dMMR/MSI-H 대장암 보조요법), 가지바/가지바로(면역매개 신증후군·막성신증 2개 적응증) 등 총 5건의 FDA 우선심사(Priority Review) 지정을 받았습니다 — 하반기 규제 일정이 상당히 몰려 있다는 뜻입니다.
출처
- 로슈 공식 IR — Half-Year 2026 Results 발표(Ad hoc announcement, 2026-07-23)
- GlobeNewswire — 로슈 26년 상반기 실적 보도자료 전문
- StockTitan — Roche gets five FDA Priority Reviews; H1 sales total CHF30.4B
- MarketScreener — Roche posts unsurprising first-half results
- Global Banking & Finance — Roche First-Half Sales Drop Due to Strong Swiss Franc Impact
- BigGo Finance — Roche H1 2026 Earnings Call 요약(마진·오비시티 파이프라인·Q&A)
- Investing.com — Roche H1 2026 실적 콜 트랜스크립트
- 로슈 공식 IR — 2025년 연간(FY2025) 실적 발표(전년 비교 기준)
- 로슈 공식 IR — 2025년 상반기(H1 2025) 실적 발표(전년동기 비교 기준)
- 로슈 공식 IR — 2024년 상반기(H1 2024) 실적 발표(2개년 전 비교 기준)
- 로슈 공식 IR — Tecentriq ATOMIC 대장암 적응증 FDA 우선심사 지정(2026-06-11)
- 로슈 공식 IR — 비만치료제 CT-388(enicepatide) 2상 결과 발표(2026-01-27)
- 로슈 공식 IR — 2026년 연례주주총회, 배당 승인(2026-0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