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위치. 이 리포는 AI 설비투자를 두 번 다뤘습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8,000억 달러는 공급 쪽에서 “이 투자가 본전을 찾을 수 있나”를 계산했고, 순환거래 지도는 누가 오픈AI·앤스로픽에 얼마를 걸었나를 그렸습니다. 두 글 모두 사슬 끝에 있는 그 두 회사 자체는 숫자가 없는 블랙박스로 남겨뒀습니다.
이번 달에 그 상자가 열렸습니다. 다만 열린 것은 매출뿐이고 이익은 한쪽만, 그것도 절반만 열렸습니다.
한눈에 보기 — 다섯 문장 요약
- 순위가 바뀌었습니다. 2025년 연간 매출은 오픈AI 131억 달러 대 앤스로픽 46억 달러로 오픈AI가 2.8배였는데, 2026년 2분기에 앤스로픽 116억 대 오픈AI 67억으로 분기 매출이 뒤집혔습니다.
- 손익은 매출보다 크게 갈렸습니다. 같은 2분기에 오픈AI는 영업손실 123억 달러를 냈고, 앤스로픽은 조정 기준이지만 흑자를 주장했습니다.
- 그런데 두 회사는 매출을 세는 자가 다릅니다. 앤스로픽은 AWS·구글 클라우드를 거쳐 나가는 매출을 자기 숫자에 넣고 오픈AI는 넣지 않습니다 — 공개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면 앤스로픽에 유리하게 기웁니다.
- 앤스로픽의 “조정 흑자”는 검증할 수 없습니다. 제외 항목 전체가 미공개이고, 11%라는 이익률은 분기가 아니라 누계로 보도됐으며, 함께 나온 두 수치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그리고 둘 다 공시가 아닙니다 — 비공개 설명회 전언을 받은 보도입니다.
- 가장 큰 숫자는 매출이 아니라 약정입니다. 앤스로픽 5,180억 달러, 오픈AI는 공시로 확인되는 것만 4,060억 달러입니다. 다만 오픈AI의 “1조 4,000억 달러”는 상당 부분이 법적 구속력 없는 의향서라는 점을 함께 봐야 합니다.
1부 — 공개된 것과, 공개가 아닌 것
먼저 성격을 정확히 해야 합니다. 두 회사 모두 비상장사이고 이번 수치는 어떤 공적 문서에도 없습니다.
- 앤스로픽 — 10월 14일 샌프란시스코 비공개 상장 전 투자자 설명회에서 다리오 아모데이 CEO와 크리슈나 라오 CFO가 말한 내용입니다. 참석자 전언을 FT가 10월 15일 처음 보도했고 로이터·CNBC·블룸버그는 후속입니다. 회사는 어떤 수치도 공개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 오픈AI — 9월 말 연환산 약 500억 달러를 FT가 10월 8일 보도했습니다. 투자자 배포 문서 기준입니다. 분기별 실적은 WSJ이 8월에 보도한 것이 가장 자세합니다.
- 양쪽의 2025년 회계 수치는 유출된 서류(앤스로픽은 상장예비심사 서류, 오픈AI는 감사 재무제표)를 언론이 열람해 보도한 것입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상장 기업 실적이라면 8-K 원문과 대조할 수 있지만 여기는 대조할 원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조정 흑자”처럼 검증 수단이 아예 없는 주장이 섞여 있습니다.
2부 — 열두 달 만에 뒤집힌 순위
2025년만 해도 이건 경쟁이 아니었습니다.
2025년 연간 — 매출과 영업손익 (억 달러)
매출로 2.8배, 절대 손실 규모로도 오픈AI가 훨씬 컸습니다. 그런데 열두 달 뒤 분기 기준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 2026년 2분기 | 오픈AI | 앤스로픽 |
|---|---|---|
| 분기 매출 | 67억 달러 | 116억 달러 |
| 영업손익 | −123억 달러 | 소폭 흑자(조정 기준 주장) |
| 직전 분기 대비 | +18% | +147% |
둘 다 WSJ이 8월 19일 보도한 수치입니다. 앤스로픽이 분기 매출에서 오픈AI를 처음 넘어선 분기이고, 그보다 더 벌어진 것은 손익입니다 — 오픈AI는 매출 67억을 벌며 123억을 잃었습니다. 손실이 매출보다 빠르게 커지는 중이기도 합니다(1분기 영업손실 93억 → 2분기 123억, 같은 기간 매출은 57억 → 67억).
3분기에는 격차가 더 벌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앤스로픽은 분기 매출 168억 달러를 밝혔고, 오픈AI는 분기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연환산만 공개).
앤스로픽 분기 매출 — 2026년 (억 달러)
다만 진짜 뉴스는 규모가 아니라 기울기입니다. 2분기에 147% 늘던 것이 3분기에 45%로 내려왔습니다. 상장을 앞둔 회사에서 시장이 값을 매기는 것은 규모가 아니라 기울기이고, 실제로 주관사들이 기대하는 상장 가치가 2조 달러에서 1조 5,000억 달러 미만으로 내려왔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보도 기준). 5월 사모 라운드에서 실제 체결된 가격은 9,650억 달러입니다 — 이 숫자는 실거래라 신뢰도가 높습니다.
3부 — 비교의 함정: 두 회사는 자가 다르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합니다. 두 숫자를 나란히 놓고 싶은 유혹이 크지만 매출을 세는 기준이 다릅니다.
블룸버그가 10월 9일 이 문제만 따로 다뤘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 앤스로픽은 AWS 베드록·구글 버텍스 같은 클라우드 파트너를 거쳐 나가는 판매를 자사 수치에 포함합니다.
- 오픈AI는 파트너 경유분을 전액 자기 매출로 인식하지 않습니다.
즉 공개된 수치를 그대로 비교하면 앤스로픽 쪽으로 기웁니다. 9월 말에 돌던 오픈AI “680~700억 달러”가 바로 이 파트너 포함 기준으로 만들어진 숫자였고, FT에 따르면 그 수치는 오픈AI 투자자들이 앤스로픽과 직접 비교하려고 만든 것이었습니다. 실제 기준으로 돌리면 약 500억이고, 그 차이 때문에 10월 8일 엔비디아·오라클·코어위브가 함께 밀렸습니다.
기준 차이는 하나 더 있습니다. 연환산과 분기 매출은 같은 자가 아닙니다. 연환산은 기말 월 매출을 열두 배 한 값이고 분기 매출은 석 달 합계입니다. 오픈AI의 9월 말 연환산 500억을 분기로 환산하면 125억 상당인데, 성장 중인 회사에서 분기 실적은 그보다 낮게 나옵니다.
4부 — “조정 흑자”는 왜 검증할 수 없나
앤스로픽 공개에서 가장 무게가 실린 주장이자 가장 약한 고리입니다. 보도된 내용은 조정 기준 흑자(2분기 연속), 조정 영업이익률 11%, 조정 매출총이익률 85%, 잉여현금흐름 흑자입니다.
네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째, 무엇을 뺐는지 전체 목록이 없습니다. 확인된 제외 항목은 주식보상비용 하나뿐입니다. 상장 전 기업에서 주식보상은 비중이 극단적으로 큰 항목입니다.
둘째, 11%는 분기가 아니라 누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수 보도가 이 수치를 “연초 이후 3분기까지”로 전합니다.
셋째, 함께 나온 두 수치가 서로 맞지 않습니다. 조정 매출총이익률 85%와 “컴퓨트 1달러당 매출 1.70달러”가 같이 보도됐는데, 후자는 컴퓨트 마진 약 41%를 뜻합니다. 85%가 성립하려면 매출원가에서 컴퓨트의 상당 부분 — 특히 모델 학습비나 예약해 둔 생산능력 — 이 빠져 있어야 합니다. 모델 학습비를 비용으로 터는지 자산으로 올려 나눠 터는지가 공개되지 않았는데, 이게 이 회사 손익을 가장 크게 흔드는 변수입니다.
넷째, 대조할 GAAP 숫자가 없습니다. 3분기 GAAP 수치는 일절 제공되지 않았고, 유일한 회계 기준점은 1년 전 유출 서류의 영업손실 81억 달러입니다.
한 가지 더 — 보도에 따르면 경쟁사가 앤스로픽 출력으로 모델을 학습시키는 이른바 증류(distillation)가 매출의 5~7%를 차지했고 3분기에 크게 줄었습니다. 매출의 질에 관한 항목이고, 이 부분이 빠지면 증가율은 더 낮아집니다.
반대로 오픈AI 쪽은 손실 숫자가 분기별로 보도돼 있어 적어도 방향이 분명합니다. 2026년 상반기 매출 124억 달러에 영업손실 216억 달러. 흑자 전환 시점으로는 2030년 전후가 거론되는데, 2029년까지 누적 손실이 1,150억 달러에 이른다는 회사 측 틀입니다(보도 기준).
5부 — 약정: 크기보다 구속력을 봐야 한다
이 글에서 가장 큰 숫자는 매출이 아니라 약정입니다. 그런데 헤드라인 숫자와 법적 의무는 다릅니다.
오픈AI — 인프라 약정의 세 층위 (억 달러)
세 번째 층을 뜯어보면 이렇습니다.
- 엔비디아 최대 1,000억 달러 — 비구속 의향서입니다. 젠슨 황 CEO가 2026년 2월에 “약정이었던 적이 없다”고 직접 부인했고, 초기 100억 달러만 약정된 상태입니다.
- AMD 6기가와트 — 공급계약에 신주인수권 1억 6,000만 주가 붙어 있는데, 2026년 6월 말 기준 확정된 물량이 0주입니다(AMD 분기보고서). 배치·주가 마일스톤 조건부입니다.
- 브로드컴 10기가와트 — 통상 3,500억 달러로 환산되지만 양사 공식 공시가 아닙니다.
반대로 앤스로픽의 약정은 5,180억 달러(유출 서류 기준, 10년)입니다. 공식 발표로 확인된 가장 큰 건은 2025년 11월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와의 3자 발표입니다 — 애저 컴퓨트 30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최대 50억·엔비디아 최대 100억 달러 투자, 최대 1기가와트 구매.
6부 — 상장 기업 장부에는 어떻게 들어와 있나
이 비상장 두 회사의 가치는 이미 상장 기업 분기 순이익을 지배하는 수준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여기서부터는 감사받은 1차 자료가 있습니다.
아마존은 앤스로픽을 이름으로 명시합니다. 2026년 2분기 10-Q 기준 영업외수익 534.15억 달러 중 504.86억 달러가 비상장 지분 상향조정(앤스로픽 무의결권 우선주 공정가치 변동)이고, 같은 분기 순이익이 626.47억 달러이므로 순이익의 약 80%가 앤스로픽 평가이익입니다.
여기엔 회계 구조상 중요한 갈래가 있습니다. 전환사채 평가이익은 손익계산서를 거치지 않고 기타포괄손익으로 갑니다. 6월 말 기준 앤스로픽 전환사채 공정가치 979억 달러에 딸린 미실현이익 920억 달러가 그쪽에 있습니다. “아마존이 앤스로픽으로 번 돈”을 하나의 숫자로 말하면 틀립니다.
알파벳은 반대로 이름을 밝히지 않습니다. 2026년 2분기 지분증권 순이익 990억 달러가 순이익 1,122억 달러의 대부분을 채웠는데, 이 금액은 앤스로픽과 스페이스X 합산이고 분해해 공개하지 않습니다. 시중의 “앤스로픽 몫 800억 달러”는 증권사 추정치이지 공시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지분 27%를 보유하고(2025년 10월 구조조정 완료 기준), 2026년 4월 계약 개정으로 오픈AI가 낼 매출분배금에 누적 380억 달러 상한을 씌웠습니다 — 종전 무제한 조건 대비 오픈AI 쪽에서 2030년까지 약 970억 달러를 아끼는 효과입니다.
정리 — 상자는 절반만 열렸다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수요가 실재한다는 것은 더 분명해졌고, 그 수요가 이익이 되는지는 한쪽만 주장했을 뿐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된 것은 매출의 크기와 순위 변화입니다. 두 회사를 합치면 연 1,000억 달러를 넘는 수요가 사슬 끝에 서 있고, 8,000억 달러 설비투자 산수의 분모가 처음으로 숫자로 잡혔습니다. 작년에 2.8배 앞서던 쪽이 열두 달 만에 뒤집혔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그 매출이 남기는 것입니다. 앤스로픽의 조정 흑자는 제외 항목이 공개되지 않아 검증 불가이고, 오픈AI는 손실이 매출보다 빠르게 커지는 중이며, 두 회사 앞에는 매출의 8~14년치에 해당하는 약정이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약정의 지급은 2027년부터 본격화됩니다.
수치의 확인 수준. 아마존 10-Q와 알파벳 8-K의 평가이익·공정가치, 마이크로소프트·AWS·코어위브의 오픈AI 약정 금액은 감사받은 1차 자료 또는 상대방 회사 공시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와 앤스로픽의 파트너십 조건, 오픈AI 구조조정 지분율, AMD 신주인수권 확정 물량은 공식 발표·분기보고서입니다.
앤스로픽의 3분기 매출·조정 흑자·이익률·연말 기대치는 전부 비공개 설명회 참석자 전언을 받은 보도이며 회사가 공개 확인한 바 없습니다. 오픈AI의 분기 매출·손실, 양사의 2025년 회계 수치, 앤스로픽의 약정 5,180억 달러는 유출 서류를 언론이 열람해 보도한 것입니다.
교차검증에 실패해 일부러 쓰지 않은 수치가 있습니다 — 앤스로픽의 순매출유지율 900%와 컴퓨트 마진 40% 초과, 구글의 400억 달러 투자·5기가와트 TPU, 구글 클라우드 5년 2,000억 달러, AWS 10년 1,000억 달러, 아마존의 앤스로픽 지분율, 알파벳 평가이익 중 앤스로픽 몫의 분해치, 그리고 오픈AI의 매출총이익률과 소비자·API 매출 분할 비중입니다. 신뢰할 수 있는 매체에서 확인되지 않거나 추정치여서 제외했습니다.